STX유럽 일궈낸 ‘재계의 알라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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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덕수 회장이 중국 다롄 STX 생산기지에서 연설하고 있다.

강덕수 STX그룹 회장은 ‘샐러리맨의 신화’ ‘재계의 알라딘’으로 불린다. 세계적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조선·해운 경기가 침체에 빠졌지만 강 회장은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하며 새로운 도약을 하고 있다.

세계 최대 크루즈선 건조사인 STX유럽 출범 과정은 조선업계를 놀라게 한 사건이다. 강 회장 특유의 글로벌 감각과 속도경영이 어우러져 일궈낸 최대 성과다.

STX유럽 인수는 프랑스·이탈리아·노르웨이 측의 견제로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만 했다. STX유럽은 200년 넘게 ‘유럽의 자존심’으로 불렸던 만큼 낯선 아시아 회사가 인수하는 것에 대해 현지에서 충격이 컸다. 노동조합은 구조조정을 염려해 반발했고, 유럽 조선업체들도 자국 정부가 직접 개입할 것을 촉구했다.

이때 강 회장은 현지 조선소들을 직접 찾아 나섰다. 강 회장은 금융위기 발발의 공포가 엄습하던 지난해 9월 노조 관계자 100여 명과 일일이 악수하며 “우리는 인재를 가장 중요시하는 기업으로 현지 조선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도 생나자르 조선소를 찾아 “STX와 협력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조선소로 계속 육성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STX유럽 임직원들의 불안감은 점차 신뢰로 변해갔다. 강 회장이 뚝심 있게 추진한 ‘STX유럽’의 역사는 이렇게 시작됐다.

강 회장은 ‘꿈을 세계에서 이룬다’는 경영방침 아래 활발하게 글로벌 경영을 진두지휘했다. 올 2월 STX유럽 인수를 마무리한 데 이어 4월에는 중국 다롄조선소가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한국 조선산업의 지평을 전 세계로 넓혔다. 유럽·한국·중국을 잇는 조선·기계 부문의 글로벌 3대 생산거점을 성공적으로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강 회장은 “그간은 경쟁 기업을 상대로 싸워 왔지만 지금은 불확실한 경영환경 자체와 맞서야 한다”며 “올해 경영 목표는 기존의 틀에 박힌 사고와 조직 체계로는 달성할 수 없는 만큼 창의적 조직문화 창출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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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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