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칸 포연 걷히나…코소보 전망 6문6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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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유고의 코소보 평화안 수락으로 발칸 평화의 첫 단추가 끼워졌다.

유고가 코소보내 주둔군을 실제로 철수하느냐의 여부가 아직 남아 있지만 10일 독일 쾰른에서 발칸반도의 재건을 위한 국제회의가 예정되는 등 전화 (戰火) 는 그쳐가는 형국이다.

평화안 수용의 의미와 코소보 사태의 향후 과제 등을 문답풀이로 알아본다.

- 이번은 진짜인가.

"유고는 지금까지 타협 제스처를 취하다 번복하기를 거듭해 왔다. 하지만 서방이 제시한 평화안을 조건 없이 수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대통령이 평화안에 서명한 것은 아직 아니지만 의회까지 압도적으로 승인한 만큼 입장을 돌변할 가능성은 작다. "

- 왜 수락했나.

" '뭇매에 장사 없다' 는 말이 설명을 대신한다. 2만회에 달하는 나토 공습을 더 이상 버텨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게다가 강력한 원군 (援軍) 이었던 러시아가 서방측 지지로 돌아선 것도 태도 변화에 결정적 계기가 됐다. 나토 역시 사태해결에 유엔의 역할을 인정, 밀로셰비치에 퇴로를 터줬다. "

- 나토측 반응은.

"일단 환영하면서도 경계를 늦추지 않는 신중한 태도다. 밀로셰비치에 대한 서방의 깊은 불신 탓이다. 미국이 가장 심하다. 여전히 나토 공습과 지상군 투입을 모면하려는 잔꾀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미국이 '말보다 행동으로 보이라' 며 유고에 대한 압력을 늦추지 않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

- 공습은 언제 끝나나.

"평화안은 공습중단의 전제조건을 '유고군의 검증가능한 전면철수' 로 못박고 있다. 실제로 나토는 유고의 평화안 수락 발표가 나온 이후에도 산발적인 공습을 계속하고 있다. 공습이 중단되려면 철군일정 등 군사적 세부사항에 대한 나토와 유고측의 합의가 필요하다. "

- 사태 해결의 수순은.

"유고군 철수가 본격 시작되면 나토는 공습을 멈춘다. 나토와 유고는 코소보내 적대행위 중지와 철수 규명 등 세부사항을 결정한다. 유엔 안보리는 평화안을 승인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키고 난민 귀환을 도울 국제군병력의 배치를 승인한다. "

- 밀로셰비치의 운명은.

"평화안 수용의 명분으로 유고 국경.주권의 불가침을 약속받았지만 밀로셰비치 대통령의 입지는 크게 약화될 게 분명하다. 정권내 일부 강경파들이 연정 탈퇴를 경고하는 등 분열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국민들도 공습전에 나온 평화안에 비해 얻은 것이 없다면 공습을 감수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비판하는 태도다. 서방측도 발칸의 항구적 평화를 위해 밀로셰비치의 실각이 필수적이라는 공감대를 갖고 있다. 평화안에 전범 기소문제에 대한 언급이 없어 전범재판소에 기소될 가능성도 있다. "

이훈범.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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