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대] 카슈미르의 전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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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제2차 세계대전 종전과 함께 인도는 영국의 지배로부터 벗어났다.

그러나 임시정부 구성을 둘러싸고 힌두교와 이슬람교가 서로 갈등을 빚어 1947년 8월 15일 힌두교의 인도와 이슬람교의 파키스탄으로 분리 독립했다.

이때 자신의 종교를 찾아 국경을 넘다가 목숨을 잃은 사람들의 숫자가 50만명이 넘는다.

가장 쟁점이 된 곳이 북부 카슈미르였다.

카슈미르는 이슬람교도가 주민의 절대 다수를 차지했기 때문에 파키스탄으로 넘어갈 상황이었다.

그러나 당시 카슈미르의 마하라자 (大君) 였던 하리 싱은 이를 무시하고 인도에 통치권을 넘겼다.

그후 카슈미르는 인도와 파키스탄 사이의 끝없는 분쟁의 대상이 돼 왔다.

카슈미르를 둘러싼 양국간 대립은 47년 10월 제1차 인도 - 파키스탄전쟁으로 폭발했다.

49년 1월 휴전협정에서 카슈미르의 3분의1은 파키스탄, 나머지는 인도가 차지했다.

파키스탄령 (領) 을 아자드 카슈미르, 인도령을 잠무 카슈미르로 부른다.양국은 65년 카슈미르 문제로 다시 한번 전쟁을 치렀다.

잠무 카슈미르는 지금도 인구의 60% 이상이 이슬람교도여서 언제 터질지 모를 폭탄과 같다.

이와관련해 주목할 것은 인도와 파키스탄의 치열한 군비경쟁이다.

인도가 1백20만, 파키스탄이 60만 대군 (大軍) 을 유지하고 있으며, 국민총생산 (GNP) 의 2.5%와 6%를 각각 국방비에 투입하고 있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핵무기다.

지난해 5월 인도와 파키스탄은 잇따라 핵실험을 실시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만약 인도와 파키스탄이 다시 전쟁을 한다면 핵전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인도는 그동안 군비증강에 노력한 결과 개발도상국 가운데 가장 현대적인 공군력과 해군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10개년 사업으로 추진중인 자체기술 무기생산계획이 끝나는 2005년엔 전체 무기의 70%를 자체 생산하게 된다.

파키스탄은 자체 무기생산에서 인도에 뒤지지만 우호관계를 맺고 있는 중국으로부터 무기를 집중 수입해 격차를 줄여가고 있다.

최근 카슈미르를 둘러싸고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잠무 카슈미르 고산지대에 침투한 이슬람교 게릴라들과 인도군이 교전중이다.

인도는 게릴라들이 파키스탄의 지원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파키스탄은 이를 부인하면서 포격전을 벌이고 있다.

핵실험으로 고조됐던 양국간 긴장을 진정시킨 지난 2월 라호르선언이 이번 사태로 휴지조각이 될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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