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세희기자에게 물어보세요] 아내 매사에 자신없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문> 마흔살 된 아내가 지난해말 믿었던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고 아직까지 못받자 갑자기 불안해할 때가 많습니다. 그 사람에 대한 배신감이 컸던 것 같아요. 늘 넘치던 자신감을 잃고 때론 넋나간 사람처럼 생활합니다. 특히 날씨가 흐리거나 궂을 땐 증상이 더 심해요. 어떻게 도와줘야 하나요 (대전 P).

<문> 믿었던 사람에 대한 배신감과 경제적 손실로 부인께선 크나큰 정신적 충격을 받으신 거예요. 삼풍백화점 붕괴사건처럼 큰 재난을 겪은 분들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기 쉽습니다. 부인의 지금 상태가 이와 비슷하다고 여겨집니다.

이 병은 감당하기 어려운 큰 충격 때문에 처음엔 자율신경이 예민해져 주변의 조그마한 소리에도 놀라다가 차츰 자신을 보호하려는 반동적 메커니즘이 작용해 신경이 둔해지면서 주의집중을 못하고 멍한 상태가 되는 겁니다.

또한 불안.우울 등으로 낮에도 신체적 기능을 제대로 못하죠. 날씨가 궂은 날 증상이 심하시다죠? 우울 증상은 특히 날씨변화나 밤낮에 따라 증상이 좋아졌다 나빠졌다 한답니다.

이런 상태가 짧게는 반년에서 1년, 길게는 몇년이 지나면 좋아지지만 그때까지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불가능하므로 저절로 좋아지길 기다릴 순 없어요. 다행히 이 병은 신경안정제 등의 정신과 약물치료로 효과가 매우 좋아요. 정신과 전문의 치료는 빠를수록 좋습니다.

부인과 자주 대화를 나누며 함께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하세요. 가벼운 운동이나 잠시 몰두할 수 있는 일도 권해보세요.

황세희 기자

◇ 상담을 원하시는 분은 문의내용을 생활과학팀 팩스 (02 - 751 - 5627) 로 보내주십시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