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양자·다자회담 모두 참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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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18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한 다이빙궈 외교담당 국무위원(가운데)으로부터 도자기 등 선물을 받은 뒤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맨 왼쪽은 강석주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18일 핵문제 해결을 위해 양자 대화뿐 아니라 다자 대화에도 참여할 뜻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방북한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담당 국무위원을 만나 이같이 발언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평양발로 보도했다.

북한은 지난 4월 장거리 로켓 발사 직후 "6자회담에 절대 참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이 다자 회담 복귀 가능성을 언급해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베이징(北京) 외교 소식통은 “북한이 다자 회담 복귀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는 데 의미가 있지만 곧바로 6자회담에 복귀할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밝혔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다이 국무위원에게 “북한은 비핵화 목표를 계속 견지하고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비핵화를 양자나 다자 대화로 해결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또 “북·중 우호 관계는 선배들이 물려준 귀중한 전통”이라며 “수교 60주년을 맞아 양국 고위층 교류와 각 분야의 협력을 통해 우호관계를 더 발전시키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후 주석도 다이 국무위원을 통해 김 위원장에게 보낸 친서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고 동북아시아 평화와 안정·발전을 증진하는 것은 중국의 일관된 목표”라며 비핵화를 강조했다. 또 “중국은 비핵화를 위해 북한과 모든 노력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과 다이 국무위원의 면담에는 강석주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배석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다자 회담 복귀 시기를 못박은 것도 아니고, 다자간 대화가 6자회담인지도 불투명해 김 위원장이 어떤 의도를 갖고 한 이야기인지는 더 분석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은 유엔 총회 기간(21~25일) 중 한·중·일과 최종 협의를 마친 뒤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 일행의 평양 방문 일정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다자 회담 수용 의사를 밝힘에 따라 미 대표단의 방북 시기도 앞당겨질 가능성이 커졌다.

베이징·워싱턴·서울=장세정· 김정욱 특파원,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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