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기스파이' 파장…미국-중국 '신냉전'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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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워싱턴 = 길정우 특파원]중국이 간첩활동을 통해 미국 핵무기 기술 절취를 시도했다는 내용을 담은 미 하원특별위원회 (위원장 크리스토퍼 콕스) 의 보고서가 공개되면서 미.중 관계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윌리엄 코언 미 국방장관은 다음달로 예정됐던 중국 방문을 "시기가 좋지 않다" 는 이유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미 국방부가 25일 발표했다.

윌리엄 데일리 미 상무장관이 25일 "콕스 보고서 때문에 중국의 세계무역기구 (WTO) 가입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것" 이라고 우려했다.

미 하원은 25일 중국 천안문 (天安門) 사태 10주년에 관한 특별결의안을 채택, 중국의 인권남용을 비판하면서 당시 사건에 대한 재심을 요구, 중국측을 자극했다.

이 결의안은 중국이 학살조사위원회를 설립토록 촉구하고 시위대에 대한 재심과 중국내 인권상황의 개선 등을 요구, 중국이 '내정간섭' 이라며 크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은 25일 콕스 보고서에도 불구하고 행정부가 앞으로도 중국에 대한 포용정책을 계속 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클린턴 대통령은 이날 텍사스주 에딘버그에서 행한 연설에서 콕스 보고서에서 제시된 보안개선에 관한 권고사항의 대부분에 동의한다면서 앞으로 미국의 안보 기밀에 대한 보안을 더 강화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중국 외교부는 26일 보고서 내용을 강력 부인하면서 "핵기술 절취 주장은 터무니없고 근거없는 것" 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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