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27일 페리숙소 찾아 '비공식접견' 예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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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달들어 군부대.지방도시를 빈번히 방문하던 김정일이 18일 군 (軍) 예술공연 관람 이후 외부활동을 중단했다.

북.미간에 윌리엄 페리 미국 대북정책조정관의 방북 일정 (25~28일) 을 확정한 직후다.

그래서 김정일이 평양 집무실에서 페리 면담을 위한 장고 (長考)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설득력 있게 나온다.

북한 관영 중앙통신이 페리를 '미합중국 대통령 클린턴의 특사' 로 호칭하며 방북을 공식보도한 것도 이런 가능성을 크게 한다.

문제는 만남의 형식. 현재로선 공식면담은 북한 권력서열 2위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국회) 상임위원장에게 미룰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은 외교사절 접견과 대사 신임장도 모두 김영남에게 맡기고 있다.

대신 김정일은 페리의 숙소를 직접 찾는 형태의 비공식 접견을 할 것이란 예상이다.

지난해 10월 정주영 (鄭周永) 현대 명예회장 면담에서 볼 수 있듯 북한 주민들에게 지도자로서 위상을 '과시' 할 수 있는 북한 나름대로의 독특한 방법이다.

김일성도 과거 외국 국가원수나 특사에게 이런 방식을 써먹었다.

이럴 경우 26일 김영남 접견, 27일 페리 - 김정일 면담이 유력하다는 게 정부 당국자들의 관측이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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