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업체끼리 로비그룹 만들어 한전에 조직적 상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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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한전정보네트웍과 거래한 일부 정보통신업체는 '로비 조직' 까지 만들었다.

구속영장이 청구된 한전정보네트웍 차장 表모 (42) 씨는 8개 중소 정보통신업체 관계자로 구성된 로비 조직에서 집중적으로 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이 조직 구성원은 G.N.T사 등 연간매출액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대의 7개 중소 정보통신업체 사장.이사 등 8명. 지난 97년 8월 T정보통신 이사 J씨가 업계 후배 소개로 表씨를 만나 한전정보네트웍의 하도급 공사와 납품을 맡게 해 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시작, 평소 알고 지내던 업계 인맥을 차례로 끌어들였다.

J씨는 "로비 자금을 감당하기 힘들 것 같아 공동경비로 로비를 벌인 뒤 소형 공사 하도급은 차례로, 대형공사는 나눠 일을 맡기로 하고 모임을 시작했다" 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이들은 97년 10월부터 2천만~3천만원을 表씨에게 건네고 한전정보네트웍 협력업체 등록을 따내 공식 납품.공사업체 자격을 얻었다.

J씨의 경우 한 경찰청 전산화 공사를 따내는 등 로비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表씨가 "큰 돈을 벌게 해주겠다" 고 장담하던 인천국제공항.북한 경수로 관련 전산사업이 지난해 계획대로 실시되지 못했다.

회원들은 表씨에게 기약없이 건넨 돈 때문에 자금사정이 악화돼 일부 업체는 부도 위기에 이르렀다.

김정하.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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