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외교 '북서 계속 화답안하면 포용정책 포기할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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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워싱턴 = 김종수 특파원]방미 중인 홍순영 (洪淳瑛) 외교통상부장관은 17일 북한 당국이 한국의 포용정책에 대해 긍정적 반응을 보내오지 않는다면 정부는 여론에 밀려 포용정책을 포기하게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洪장관은 이날 조지타운대에서 한 연설에서 "포용정책은 가시적인 결과를 이룩하지 않는 한 정치적으로 계속 유지할 수 있는 정책이 아니다" 고 지적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洪장관은 "한국의 일방적 양보 정책은 영원히 지속될 수 없고, 국제관계에서도 영구적인 양보란 있을 수 없다" 면서 "때문에 우리는 북한이 이 정책에 화답할 것을 권하고 있다" 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북한측의 양보를 기대하고 있으며 결국에는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며 "북한은 남한이 한반도의 평화구축을 위한 진정한 협상 상대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洪장관은 남북 당국간 대화 재개와 관련, "한국이 대북 경수로 사업의 최대 기여자이자 남북 경협의 당사자인 만큼 한국이 대화에 참여하지 않으면 남북교류는 의미가 없다" 고 밝혔다.

특히 洪장관은 "윌리엄 페리 대북정책조정관의 구상은 처음엔 그렇지 않았지만 현 남북관계의 현실을 볼 때 남북대화가 매우 중요한 의미를 띠게 됐다" 고 말해 당초 북한의 핵 및 미사일 개발 억제에 초점이 맞춰졌던 페리 구상이 남북대화까지 넓혀졌음을 시사했다.

洪장관은 "페리 조정관이 이달 중 북한을 방문하게 될 것" 이라며 "북한의 경제 및 식량난.재래식 무기의 열세 등을 감안할 때 북한이 페리 권고안을 수용할 것으로 신중히 전망하고 있다" 고 말했다.

한편 일본 교도 (共同) 통신은 미국 소식통을 인용, "페리가 오는 26일부터 3일간 북한을 방문할 것" 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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