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부설 여의도연구소가 실시한 16대 총선 예상의석 시뮬레이션 (모의실험)에 의하면 중.대선거구제에선 현재 (1백10석) 보다 14석이 줄어든 96석, 소선거구제 하에선 91석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현행 지역구 의석 (2백53석) 을 기준해 정당지지도. (98년) 6.4지방선거 득표율 등을 종합, 시뮬레이션한 결과.16일 본지가 단독 입수한 '선거구제 검토' 및 '선거구제의 정치적 효과분석' 이란 2개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나라당은 내년 총선에서 어떤 선거구제를 채택하든 현행보다 의석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그러나 중.대선거구제 하에서 5석 정도 더 얻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1인 1투표제의 소선거구제 채택이 바람직하다" 는 의견을 제시했다.
소선거구제 고수를 주장하는 핵심논리는 여권의 '이회창 죽이기' 전략에 근본적 변화가 없는 한 확고한 대여 (對與) 투쟁을 위해선 영남지역을 고수해야 한다는 것. 그래야만 유일야당으로서의 한나라당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영남지역에서 자민련의 세력이 위축되고 있기 때문에 국민회의 - 한나라당의 대결구도로 선거를 치르면 당의 위치가 공고화된다는 것. 영남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신당창당 움직임도 효율적으로 차단하고 영남권의 분열을 막는 동시에 내각제 개헌을 저지할 명분도 확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중.대선거구제를 채택할 경우, 수도권에서 소선거구제 때보다 2배 가량 의석을 더 얻게 되는 등 비영남지역에선 중.대선거구제의 이점을 상당히 누릴 수 있다는 분석 결과여서, 소선거구제 고수에 따른 당내 갈등과 마찰이 예상된다.
이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