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첨가기 폭발 불기둥 30m…SK 울산공장 화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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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13일 오후 2시15분쯤 울산시남구고사동 석유화학공단내 SK㈜의 중질유분해 (HOU) 공장에 설치된 수소첨가반응기 (직경 4.2m.높이 18m)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작업중이던 직원 유연술 (39).박영규 (35) 씨 등 2명이 중화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朴씨는 생명이 위독하다.

또 진화작업중 직원 이동열씨가 경상을 입었다.

울산시소방본부 추정 피해액은 1백57억원. 불길이 30여m 정도 치솟고 석유화학공단 일대를 뒤덮은 시커먼 연기가 사방으로 수백m 번져 10㎞쯤 떨어진 울산시내 중심가에서도 화재가 보일 정도였다.

HOU공장 인근에 있던 SK직원 수백명이 놀라 대피소동을 벌였으며, 공장 인근 고사동과 야음동 일대 주민들은 한때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불이 나자 울산 남부소방서 소방차 8대, 부산소방본부 소속 소방헬기 1대, SK 자체 소방차 7대 등 30여대가 동원돼 진화작업을 벌여 4시간여만에 불길을 잡았다.

회사측은 벙커C유 공급장치를 차단하고 수소첨가반응기와 연결된 파이프 등에 남아 있던 벙커C유를 빼내는 등 연쇄폭발을 막으려고 애썼다.

그러나 파이프 속에 남아 있던 벙커C유 (3만배럴 추정) 등이 계속 타면서 불길이 계속 치솟고 심한 열기로 소방차 접근이 어려웠다.

회사 관계자는 "화재로 파이프와 탱크 등 생산시설이 불타 복구가 한달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돼 경질유 생산에 큰 차질을 빚게 됐다" 고 밝혔다.

1백만평 규모의 SK에는 HOU공장 등 12개의 공장이 들어서 있다.

HOU공장은 벙커C유를 화학적으로 분해해 경유.중유 등 경질유를 하루 6만5천배럴씩 생산하는 공장으로 92년 완공됐다.

경찰은 " '펑' 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불길이 치솟았다" 는 목격자들의 진술 등으로 미뤄 수소첨가반응기의 파이프와 파이프 사이 연결부위에서 가스 등이 새면서 폭발과 함께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원인을 조사 중이다.

울산 =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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