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김영배 대행에 '말조심' 주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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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김중권 (金重權.얼굴) 청와대비서실장이 12일 여의도 국민회의 당사를 찾았다.

실장취임 후 처음이다.

"친정 오는 기분" 이라는 말과 달리 표정은 밝지 않았다.

金실장은 방문 두 시간 전 김영배 (金令培) 총재권한대행실에 "당에 가겠다"고 알릴 정도로 급하게 움직였다.

金대행과 정균환총장.손세일총무 등이 격식을 갖춰 그를 맞았다.

1시간10분간 회의 뒤 "공명선거 논의를 했다" 는 짧은 발표만 나왔다.

그러나 이들의 대화는 '전당대회 12월 연기설' 를 둘러싼 당과 청와대의 갈등문제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金대행은 전당대회 연기론의 진원지로 김정길 (金正吉) 정무수석을 지목하면서 "비서의 비 자는 숨을 비자 아니냐" 며 비난했다.

그러나 전당대회 연기설은 당쪽에서 먼저 나돈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사실관계도 그렇지만 대통령 참모에 대한 金대행의 비판이 '심했다' 는게 청와대의 불만이다.

더구나 당과 청와대간 혼선이 잦다는 비판이 제기돼온 터다.

김대중 대통령의 마음도 편치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래서 金대통령이 당에 대한 '공식적 주의 촉구' 를 金실장을 통해 전달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당에서 나오고 있다.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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