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권찬수 '최고 골키퍼의 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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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제2의 김병지' 권찬수 (24.천안 일화) 를 주목하라. 실업축구 최고의 골키퍼 권찬수가 프로에서도 서서히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지난 9일 대한화재컵 B조 울산 현대와의 홈경기에서 '한국 최고의 골키퍼' 김병지와 맞대결한 권은 후반 7분 골모서리로 빨려들어가는 김현석의 프리킥을 사력을 다해 펀칭해내는 등 고비마다 놀라운 순발력을 발휘, 3 - 1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지난해 팀 (한일생명) 해체로 프로 드래프트에 참가, 천안에 2순위 지명된 권은 올시즌 여섯게임에서 8실점 (실점률 1.3) 을 기록중이다. 뛰어난 성적은 아니지만 초반의 지나친 긴장이 풀리면서 최근 세경기에서는 2골만을 허용했다.

권찬수는 김병지와 여러모로 닮았다. 골키퍼로서는 작은 키인 1m83㎝로 김 (1m84㎝) 과 비슷하고 동물적인 순발력과 몸놀림도 흡사하다. 역경을 헤치고 '최고' 를 향해 나아간다는 점도 닮았다.

초등학교 4학년때 축구공에 붙이는 가죽공장을 운영하던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뇌를 크게 다쳐 어머니가 식당을 운영하면서 생계를 꾸려왔다. 권은 풍생중 2년때 키가 크다는 이유만으로 축구부에 들어가 골문을 지켰고 풍생고.단국대를 거치면서 철벽 수문장으로 이름을 날렸다.

프로에서 처음으로 제대로 된 골키퍼 훈련을 받는다는 권은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천안 차상광 골키퍼 코치는 "약점인 공중볼 처리와 과감성만 보완하면 대성할 선수" 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프로입단 계약금 7천5백만원을 몽땅 아버지께 드린 '효자' 권찬수는 "김병지 선배처럼 태극마크를 달고 싶다" 고 당찬 의지를 펼쳐보였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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