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대공원 계란 훔치는데 관리인은 못본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며칠전 가족과 함께 과천서울대공원에 놀러갔다.

대공원 이곳 저곳을 돌아보다 동물원의 오리.닭.공작 등이 있는 사육장을 지나치게 됐다.

그런데 부부로 보이는 60대 아주머니.아저씨가 사육장 안에 있던 오리알과 계란을 다른 사람들이 보고 있는데도 가방에 담아가는 것이었다.

사육장 주위엔 분명히 관리인이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교육상 보기에 안좋다" "놔두면 나중에 어미와 새끼가 함께 헤엄치는 모습도 볼 수 있는데 왜 알을 가져가느냐. " 여러 사람들이 보다 못해 이들 부부에게 한마디씩 던졌다.

그러나 그들은 다른 사람들의 얘기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더 화나는 것은 사육장 관리인이 노부부에 대해 모른 척 팔짱만 끼고 있는 것이었다.

함께 온 아이 하나가 "어른들은 오리알을 훔쳐가도 되는 모양이지" 라고 혼잣말을 할 때 얼굴을 들 수 없었다.

유은아 <주부.서울도봉구쌍문3동>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