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여자농구] 정은순 투혼…대회 2연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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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일본 시즈오카 구사나기 체육관 전광판에 한국여자농구의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진출을 확인하는 최종 스코어가 선명하게 새겨졌다. 그러나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 때문에 정은순 (삼성) 은 전광판을 보지 못했다.

9일은 주부스타 정은순이 가장 큰 일을 해낸 날이었다. 역전 결승골 포함, 11득점을 올린 정의 활약에 힘입은 한국은 일본과의 제18회 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대회 겸 올림픽 최종예선 결승에서 68 - 65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일본과의 예선에서 당한 패배 (72 - 85) 를 설욕하면서 아시아에 한장 뿐인 올림픽 본선 진출 티켓을 따냈다. 한국은 또 대회 2연패의 위업을 함께 이뤘다.

경기종료 46초전. 한국이 64 - 65로 뒤진 가운데 정은순이 일본 센터 하마구치의 마크를 뚫고 떠올랐다. 볼은 백보드를 때리고 림 안으로 빨려들어갔고 하마구치의 파울로 추가 자유투가 선언됐다. 정은 자유투까지 성공시키며 67 - 65로 경기를 뒤집었다.

정은순의 활약은 계속됐다. 종료 22초전 일본의 3점슈터 오카자토의 슛이 빗나가자 정은 천금같은 리바운드를 낚아챘다. 이 순간 가토가 파울, 정은 자유투 2개를 얻어냈고 이중 1개를 성공시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이기기는 했으나 악전고투였다. 한국은 전반 13분 35 - 19까지 앞섰으나 슛 난조와 실책이 겹치면서 전반종료 1분전 35 - 30까지 쫓겼다.

후반 4분 정은순이 4파울을 기록, 벤치로 물러나자 상황은 더 악화됐다. 일본은 정이 코트를 비운 사이 오카자토의 슛으로 추격, 경기종료 59초전 65 - 64로 역전시켰다.

그러나 정은순의 집념어린 막판 대활약이 한국을 역전패의 수렁에서 건져냈다.

허진석 기자

▶결승전

한국 68 37 - 30 31 - 35 65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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