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미남 될래요” 선천성 안면기형 고교생, 새 얼굴 찾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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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성 안면기형으로 외모에 자신감을 잃고 살아가는 18세 고등학생 전도일 군이 새얼굴 찾기에 도전했다.

15일 보건복지가족부와 한국청소년진흥센터가 주관하고 JK성형외과가 지원하는 ‘선천성 안면기형 아동·청소년을 위한 새얼굴 찾아주기’ 사업이 첫 대상자 선정을 끝내고 안면기형 수술에 돌입했다.

대상자로 선정된 18세 전도일군은 이른바 언청이(완전 양측성 개방형 구순구개열) 장애를 안고 태어나 입과 코 모양이 비장애인인 보통사람과 다르며 잇몸뼈와 입안이 벌어진 탓에 발음도 부정확한 상태다.

사연을 신청한 전군의 누나는 “먹을 음식이 있고 비바람을 막아줄 월세집도 있지만 어머니 한분이 장애 동생과 저를 키우는 것이 힘들어 쉽사리 수술에 욕심을 낼 수 없었지만 ‘새얼굴 찾아주기’를 알게 돼 직접 신청했다”고 사유를 밝혔다.

수술을 앞두고 전군과 직접 상담한 JK성형외과 주권 원장은 “전군의 상태는 현재 언청이라고 알려진 구순구개열 중 가장 심한 상태로 볼 수 있다. 이런 경우 미용성형을 하는 사람보다 흉터조직이 많고 수술결과에 대한 예상이 어려워 수술 자체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직접 만나본 전군의 경우 구순구개열로 인해 구강구조가 불안정하고 미간이 멀어지며 콧구멍이 벌어지는 등 안면 기형의 정도가 심했다.

특히 벌어진 잇몸으로 인해 치아가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발음이 새 전군의 말을 한번에 쉽게 이해하는 것이 어려웠다. 그러나 전군은 “여자친구를 꼭 사귀어 보고 싶다”며 오늘 수술이 잘 돼 꽃미남이 되는 것이 소망이라고 웃었다.

전군의 어머니는 “한창 외모에 관심을 가질 나이임에도 형편상 수술을 시킬 수가 없어 아이가 위축되는 것을 지켜만 봐야 했다”며 “수술이 잘 돼 아이가 당당한 사회인으로 성장해 사람들과 즐겁에 어울리는 걸 보고싶다”고 기대했다.

이날 이뤄진 상담 이후 전군은 멀어진 눈 사이를 좁히는 수술과 벌어진 콧구멍 속을 잡아주는 수술을 받았다. 자리를 잡지 못하고 불안한 구강구조의 경우 턱관절을 밀어넣는 수술을 병행해야 하는데다 전군이 성장기라 당장 시술하기 어렵다는 것이 주권 원장의 설명.

주 원장은 “지난 여름 이뤄진 첫 상담에서는 턱관절을 밀어넣는 수술에 대한 계획을 듣지 못해 일정을 준비하지 못했지만 향후 원하는 만큼 수술을 최대한 지원하겠다”며 “안면기형 성형은 단순히 기능적 요건을 충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사춘기 아이들에게 기형이 아닌 완전한 얼굴로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반드시 사회적으로 지원해야 할 부분이다”고 부연했다.

정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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