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모인 G8 외무…코소보에 '봄기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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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유고사태의 외교적 해결 움직임에 가속이 붙고 있다.

미국.영국.프랑스.독일.캐나다.일본.이탈리아 및 러시아의 G8 외무장관들이 6일 독일 본에 모였다.

유고사태의 평화적 해결방안 마련을 위해서다.

외무장관들이 자리를 함께 한 것이 개전후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엔 뭔가 진전이 있을 것 같다.

어느 때보다 평화해결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기 때문이다.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유고 대통령의 근본적 태도 변화는 아직 감지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두가지 굵직한 외교공세를 펼쳤다.

지난주 미군포로 3명을 석방한데 이어 5일 코소보의 알바니아계 지도자 이브라힘 루고바의 이탈리아행을 허락했다.

루고바는 개전 초부터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 의 공습중단을 촉구해 왔다.

이같은 외침이 유고에서보다 제3국에서 나오는 것이 공습중단에 유리하다고 밀로셰비치가 판단했다는 게 외교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나토의 입장도 다소 누그러졌다.

3일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처음으로 '공습중단' 에 대해 언급했고 공습도 43일만에 소강상태를 보였다.

독일에 억류돼 있는 유고군 포로 2명도 석방할 방침이다.

독일과 이탈리아 등 일부 회원국에서 평화해결 여론이 점차 비등하고 있는 것도 나토의 부담이다.

아파치 헬기 추락으로 개전후 처음 2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미국도 공습만을 부르짖을 수는 없게 됐다.

평화안은 코소보에 자치권을 부여하되 유고연방 관할하에 두는 것으로 골격이 짜여질 것 같다.

유고군 철수와 나토군 포함 유엔군의 코소보 주둔도 포함될 전망이다.

러시아도 이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G8 회담에서 러시아가 합의한 평화안이 나올 경우 밀로셰비치에게도 무작정 거부하기는 어려운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래도 사태해결의 칼자루는 여전히 밀로셰비치가 쥐고 있음은 물론이다.

이훈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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