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유 또 사상 최고 라지만 …] 외국에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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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이달 들어 국제유가는 하루가 멀다 하고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미 뉴욕시장의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 장중 시세는 배럴당 47.20달러로 다시 최고 기록을 냈다. 한달반 새 20% 이상 뛰었고 금세 50달러를 돌파할 기세다.

세계경제를 불황으로 몰아넣은 1970년대 1, 2차 오일쇼크와 같은 위기가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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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반응은 대체로 '그렇지 않다'는 쪽이다. 요약하면 전쟁.테러 등 원유시장 주변의 심리적 불안요인이 클 뿐 원유의 수급 자체엔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불안요인만 없어지면 유가가 제자리를 찾을 것이란 관측이다.

불안심리로 인한 유가 프리미엄이 15달러 안팎에 이른다는 추정도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중국.미국 등의 수요가 크게 늘어 올해 전 세계 원유수요가 처음으로 하루 8000만배럴을 넘어설 전망이지만 수요를 다 채우고도 100만~150만배럴의 생산여력이 있다"고 밝혔다.

30년간의 물가상승을 감안하면 현재 유가가 그리 높은 수준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현재 유가가 2차 오일쇼크 때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고 추정했다.

미 투자회사 베어 스턴스가 17일 내년도 WTI 평균 유가를 현재의 절반에 가까운 25달러선으로 추정하는 등 유가안정을 점치는 곳도 적잖다.

물론 중동 전쟁이나 석유시설 테러 같은 큰 불안요인이 없다는 전제를 깔고 하는 말이다. 그러나 러시아 유코스 사태 같은 악재가 계속되면 유가 안정은 더 늦어질 수 있다.

홍승일.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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