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유 또 사상 최고 라지만…] 국내에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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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고유가의 파장이 국내경제에도 본격적으로 미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르면 무역흑자가 8억달러 줄고, 물가는 연 0.15%포인트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럴당 2달러가 오르면 경제성장률은 연간 0.3%포인트 떨어진다. 고유가가 지속되면 경제성장의 기반이 흔들린다는 얘기다. 하지만 국내 전문가들은 지금의 고유가를 1차 오일쇼크(1974~76년).2차 오일쇼크(80~82년)와 비교했을 때 위기는 아니라고 지적한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이문배 박사는 "지금의 고유가는 우려할 수준이지만 1, 2차 오일쇼크처럼 석유를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심각한 위기는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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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물량이 충분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물량을 확보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위기로 치달을 가능성은 작다는 얘기다.

산업구조가 바뀌면서 석유의존도가 줄어든 것도 다행이다. 1차 오일쇼크 때는 본격적인 경제개발을 시작할 때였고, 2차 오일쇼크 때는 중화학공업을 육성하던 기간이었다. 당시 석유 의존도는 61%에 달했다. 지금은 석유화학산업과 석유화학원료를 사용하는 플라스틱 업종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산업의 석유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이 박사는 "1, 2차 오일쇼크 때는 석유가 대부분 산업용 연료로 쓰였지만 지금은 가정용 연료와 차량연료로 많이 쓰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느끼는 고유가 충격이 더 크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여전히 안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산자부 관계자는 "신.재생 에너지의 보급과 해외자원 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민간에서도 에너지 절약 시설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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