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점 맴돈 5차 본회담…3국 대표 회견요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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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혹시나' 하고 기대를 모았던 제네바 4자회담 제5차 본회담이 28일 (한국시간) '역시나' 로 끝났다.

이런 결과는 남북한이 의제를 정하는데서부터 부닥쳤기 때문. 우리측은 손쉬운 것부터 다루자는 입장이었다.

예컨대 금강산 부근 군부대간 통신망 설치는 금강산 관광을 감안할 때 북측이 어느 정도 호응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북측은 이런 제의를 쳐다보지 않고 주한 (駐韓) 미군 철수와 북.미 평화협정 체결 등 과거 주장을 되풀이했다.

다음은 회담 폐막뒤 가진 남북한.미국 수석대표들의 기자회견 요지.

◇ 박건우 = 우리측은 지난번 회담때 제안했던 남북 군사당국간 핫라인 설치 등 세가지 신뢰구축 조치에 관해 보다 구체적 안을 제시했다.

한반도 긴장완화 조치를 검토하기 위해 유럽안보협력기구 경험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에 대해 한나라 (북한을 지칭) 만 빼고 모두 동의하고 있다.

제6차 본회담은 8월초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금창리 지하시설 방문 등 한반도 주변에서 여러가지 일정이 바쁘게 진행될 것으로 보여 회담전망이 어떻다고 말하기 힘들다.

◇ 김계관 = 실질적 성과 없이 본질문제에 대한 각측 입장의 심각한 차이가 두드러졌다.

우리는 제1차 본회담때부터 미군철수문제가 논의돼야 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

한반도 정전상태를 평화체제로 전환시키기 위한 핵심은 북.미간에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것이다.

북.미접촉에서는 금창리문제 등을 논의했다.

◇ 찰스 카트먼 = 분과위 회의에서 북한은 미군 철수를 주장했으나 본인은 한국전쟁에 앞서 미국이 80명의 군사고문만 놓아두고 미군을 철수시켰음을 지적했다.

주한미군과 긴장완화 사이에 상관관계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또 북한의 1백20만 군대가 비무장지대 (DMZ) 로 가까이 전진배치되고 있는 것이 한반도 긴장고조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지적했다.

이번 회담에서 주한미군의 지위변경과 관련된 논의나 언급은 없었다.

이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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