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소보 해방군 '고군분투'…지원없이 소총만으로 전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 의 지상군 파견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코소보내에서는 '영토회복' 을 위한 코소보해방군 (KLA) 과 유고군의 지상전 (地上戰) 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코소보 남부의 크루메 등 일부 KLA 관할지역을 제외하곤 전 지역이 이미 세르비아군에 넘어간 상태지만 KLA는 세계 곳곳에서 몰려드는 자원병들과 함께 '영토회복' 을 위해 알바니아 국경을 넘어 연일 공세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병력과 무기가 부족한데다 미국 등 나토로부터의 지원도 여의치않아 고군분투하고 있는 실정이다.

코소보사태의 원인 중 하나이기도 했던 KLA의 결성과 조직.자금지원 등에 대해 알아본다.

◇ 결성 = KLA는 지난 89년 밀로셰비치가 코소보의 자치권을 빼앗고 알바니아계 주민에 대한 박탈을 시작하자 이에 대항해 96년 결성됐다.

당시 드레니차에서 몇몇 알바니아계 집안들에 의해 창설된 KLA는 2백여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초부터 시작된 세르비아군과의 전투과정에서 KLA는 급성장했다.

알바니아계 주민들에 대한 박해는 거꾸로 KLA의 조직강화를 낳았다.

지난해 12월 평화회담 준비 과정에서 알바니아계 지도부는 KLA를 29세의 하심타치가 이끄는 군사.정치적 통합체로 발전시키는 데 합의했다.

유고와 국제사회로부터 '테러단체' 로만 인식됐던 KLA는 지난 2월 프랑스 랑부예에서의 평화협상과정에서 떳떳한 협상 파트너로 떠올랐다.

◇ 조직 = 현재 KLA의 정규군은 1만~1만2천명이며 약 2만5천명의 비정규군도 거느리고 있다.

더불어 나토공습과 세르비아의 '인종청소' 이후 KLA에는 세계 곳곳에서 지원병이 몰려들고 있다.

지난 3월말 이래 약 5천명의 코소보인 신병들이 알바니아에 도착했으며 미국과 프랑스.독일.스위스 등지의 알바니아계들도 난민자원병들과 함께 KLA 입대를 기다리고 있다.

옛 유고연방군 출신들도 다수 포함된 이들 자원병은 알바니아의 코소보 국경지대 6개기지에 배치된다.

하지만 이들의 전투력은 보잘것없다는 것이 중평이다.

급박한 전황 때문에 군복무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2주, 무경험자는 1개월의 군사훈련만을 받고 소총과 수류탄에 의지한 채 전장에 뛰어들어야 하는 실정.

◇ 자금지원 = KLA의 조직확대 뒤에는 세계 곳곳에 있는 알바니아계 동포들의 지원금이 있다.

스위스내 한 단체에서 KLA에 대한 기부금을 모으고 세계 곳곳의 동포사회에서는 개인소득의 3%를 자발적으로 KLA에 기부하고 있다.

최준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