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빅딜 19일 최종담판…현대-LG회장 회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정부의 적극적인 중재 속에서 반도체 빅딜 (대기업간 사업교환)가격 협상이 급진전되고 있다.

정몽헌 (鄭夢憲) 현대.구본무 (具本茂) LG 회장은 19일 오후 회동을 갖고 LG반도체 가격결정을 위한 최종 담판을 벌이기로 했다.

이에 앞서 두 사람은 지난 17일 각각 이헌재 (李憲宰) 금융감독위원장과 만났고 양측 실무진간에 접촉이 있었던 점을 감안할 때 19일 회동에서는 가격협상 타결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진다.

현대는 인수가격을 당초 1조2천억원에서 2조원까지 올린 것으로 알려졌고, LG도 가격 (3조4천억원) 을 낮출 의향을 보이고 있어 전문가들은 2조3천억~2조8천억원선에서 협상이 타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현대는 반도체 매입대금의 일부는 현금 대신 데이콤 등 보유 통신지분으로 LG에 넘겨주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李금감위원장은 17일 오전 서근우 (徐槿宇) 제3심의관을 배석시킨 가운데 鄭.具 두 회장과 연쇄 접촉을 갖고 "반도체 가격협상이 가능한 빨리 타결돼야 하며 더 지체될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 는 정부 측의 강력한 의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양 총수는 "빅딜이 늦어져 대기업 구조조정이 부진한 것으로 비쳐지고 있는 만큼 서로 조금씩 양보해 조속한 시일내 합의안을 도출하겠다" 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양측은 실무의견 조율을 통해 최종 수정안을 만든 뒤 총수회동을 통해 담판을 벌이기로 했다.

현대 관계자는 "19일 회동에서는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 정도의 수정안을 제시키로 했기 때문에 전격적으로 타결될 가능성도 있다" 고 말했다.

LG측도 "현대가 상당수준 가격을 올릴 것으로 보며 우리도 신축적으로 대안을 제시할 예정" 이라고 말했다.

양측은 그러나 "가격차가 수천억원으로 좁혀지더라도 매우 큰 금액이기 때문에 몇 번 더 만나야 할지도 모른다" 며 여운을 남겼다.

김동섭.김종윤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