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적극적인 중재 속에서 반도체 빅딜 (대기업간 사업교환)가격 협상이 급진전되고 있다.
정몽헌 (鄭夢憲) 현대.구본무 (具本茂) LG 회장은 19일 오후 회동을 갖고 LG반도체 가격결정을 위한 최종 담판을 벌이기로 했다.
이에 앞서 두 사람은 지난 17일 각각 이헌재 (李憲宰) 금융감독위원장과 만났고 양측 실무진간에 접촉이 있었던 점을 감안할 때 19일 회동에서는 가격협상 타결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진다.
현대는 인수가격을 당초 1조2천억원에서 2조원까지 올린 것으로 알려졌고, LG도 가격 (3조4천억원) 을 낮출 의향을 보이고 있어 전문가들은 2조3천억~2조8천억원선에서 협상이 타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현대는 반도체 매입대금의 일부는 현금 대신 데이콤 등 보유 통신지분으로 LG에 넘겨주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李금감위원장은 17일 오전 서근우 (徐槿宇) 제3심의관을 배석시킨 가운데 鄭.具 두 회장과 연쇄 접촉을 갖고 "반도체 가격협상이 가능한 빨리 타결돼야 하며 더 지체될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 는 정부 측의 강력한 의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양 총수는 "빅딜이 늦어져 대기업 구조조정이 부진한 것으로 비쳐지고 있는 만큼 서로 조금씩 양보해 조속한 시일내 합의안을 도출하겠다" 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양측은 실무의견 조율을 통해 최종 수정안을 만든 뒤 총수회동을 통해 담판을 벌이기로 했다.
현대 관계자는 "19일 회동에서는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 정도의 수정안을 제시키로 했기 때문에 전격적으로 타결될 가능성도 있다" 고 말했다.
LG측도 "현대가 상당수준 가격을 올릴 것으로 보며 우리도 신축적으로 대안을 제시할 예정" 이라고 말했다.
양측은 그러나 "가격차가 수천억원으로 좁혀지더라도 매우 큰 금액이기 때문에 몇 번 더 만나야 할지도 모른다" 며 여운을 남겼다.
김동섭.김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