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골프] 올라사발 두번째 '그린재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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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병마와 싸워 이긴 인간승리였다.

8언더파 2백80타. 12일 오전 (한국시간) '백상어' 그레그 노먼, 데이비스 러브3세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친 호세 마리아 올라사발 (33.스페인) 이 94년에 이어 두번째 마스터스에서 우승,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골프코스 18번 홀에 우뚝 선 순간 그의 눈가에는 이슬이 맺혔다.

이날의 그린 재킷은 95년 요통을 동반한 관절염을 앓은 뒤 되찾은 것이기에 감격은 더했다.

올라사발은 그해 오른발가락 3개와 왼발가락 2개의 관절염 때문에 소파에서 일어설 힘도 없어 18개월 동안 그린을 떠나야해 한때 선수생명이 끝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올라사발은 뮌헨의 의사를 찾았고 이 의사는 척추이상임을 정확히 진단, 약물치료와 재활치료덕에 재기할 수 있었다.

이번 대회에서 올라사발의 플레이는 10년이나 위인 노먼보다 노련미가 넘쳤다.

티샷이 나무밑으로 향했어도 묵묵히 클럽을 꺼내들어 리커버리샷을 쏘아올렸고 바람이 샷을 위협해도 굴하지 않았다.

병마와의 싸움에서 얻은 강인한 정신력이 원동력이 된 것이다.

66년 스페인의 한 골프장 코스 관리인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네살 때부터 클럽을 잡아 전영유소년선수권을 차지한 '골프신동' 이었다.

지난 85년 프로에 입문, 유로피언투어에서 활약하며 17승을 따냈고 미국 PGA투어에도 출전, 지난해까지 4승을 거뒀고 미국과 유럽의 골프대항전인 라이더컵 대표로 다섯번이나 출전했다.

관절염이 완치된 직후인 97년 투레스파냐 마스터스골프대회와 지난해 두바이클래식 우승에 이어 이번 두번째 메이저대회 제패로 올라사발은 완벽한 재기를 세계에 알리게 됐다.

이번 대회 우승 상금은 72만달러 (약 8억6천만원) .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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