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임원이 영업사원 발씻어주기 화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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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지난 10일 오후 천안 상록리조트 대회의장. 삼성전자 국내판매사업본부가 주최하는 '판매목표 도전계약식' 장에 갑자기 물이 가득 담긴 1백여개의 세수대야가 등장했다.

이어 이 자리에 참석한 지점장 1백여명이 양말을 벗고 세수대야 앞에 앉자 이상현 (李相鉉) 부사장 등 임원들이 일제히 무릎을 꿇고 앉아 '영업맨' 들의 발을 씻어주기 시작했다.

"회사의 발전은 여러분의 건강한 발 (足)에 달려 있습니다. 최선을 다해 주십시오. " 李부사장이 서울 지사장인 이기홍 (李基弘) 상무의 발을 씻으며 이렇게 말하자 李상무는 "영광스런 세족의식 (洗足儀式) 으로 격려해 주는 만큼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고 답례했다.

이날의 '직원 발씻어주기' 는 교황이 행하는 종교의식의 하나인 세족의식을 본 떠 삼성전자가 올해 첫 도입한 것으로, 이날 올 판매목표에 도전하는 전국 1백여명의 지점장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것.

지점장들은 각각 수십억~수백억원의 판매목표를 정하고 이날 계약을 했는데, 회사 측이 이들의 사기를 북돋워주기 위해 이런 행사를 마련한 것. 삼성전자는 또 목표 달성 지점장에게는 수천만원의 보상금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제를 제공키로 하면서 이 돈이 들어갈 '경영통장' 을 이날 지점장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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