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기업 인사이드] 잘나가는 FD·CD롬 사업 퇴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2면

우리에게는 비누.화장품 회사로 잘 알려진 일본의 가오 (花王) 사.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18%나 증가하는 등 최근 18년 동안 매년 '사상 최고 이익' 기록을 깨 나가고 있는 그야말로 '잘 나가는 회사' 다.

그러나 이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이 딱 한 명 있다. 바로 사장인 고토 타쿠야 (後藤卓也) 다.

그는 연초 신년사에서 폭탄발언을 했다. 플로피 디스크 (FD) 와 CD - ROM을 만드는 정보사업부문을 포기하기로 한 것. 적자를 내고 실패한 분야에서 철수하는 것이라면 누구나 수긍하겠지만 현재 가오의 FD시장 점유율이나 명성은 세계 최고 수준. 그래서 누구나 고개를 갸웃했다.

그러나 고토 사장은 "FD 가격이 계속 떨어져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다" 며 "미련을 버려야 한다" 고 잘라 말했다.

'본업' 인 가정용품과 화장품에 전력을 쏟기로 한 가오의 궤도수정은 일단 성공한 듯 하다. 불과 석 달 남짓 사이에 히트상품이 줄줄이 쏟아져 나오며 매출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현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