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메이저 첫대회 마스터스 9일 티오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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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골프의 신이 점지한다' 는 올해 그린 재킷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 전세계 골프팬들의 눈이 9일 (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골프클럽 (파72)에서 막을 올릴 '99마스터스' 로 쏠리고 있다.

세계프로골프 4대 메이저대회 중 가장 먼저 열리는 마스터스는 4일 동안 입장할 수 있는 배지의 가격이 1백달러 (약 12만원)에 달하는 데다 입장권 구입이 수년전 마감되는 골퍼들의 파라다이스. 많은 골퍼들이 마스터스에서 우승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는 독특한 전통에 있다.

마스터스는 지난 34년 첫 대회를 열어 메이저대회 중 가장 짧은 역사를 갖고 있지만 골프의 구성 (球聖) 으로 불리는 보비 존스의 손에 의해 만들어졌다.

존스는 26년 당시 4대 메이저대회로 손꼽히던 영국오픈과 영국아마추어오픈, 미국오픈과 미국아마추어오픈을 모두 석권해 사상 최초의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인물. 또 마스터스의 유리알같은 그린은 도전을 사랑하는 세계 유수의 골퍼들을 유혹하고 있다.

특히 주최측은 97년 이 대회에서 18언더파 2백70타의 경이로운 스코어를 낸 타이거 우즈의 공략을 의식, 올해 대폭 코스를 개조해 골프팬들의 관심을 배가시키고 있다.

이 대회 우승의 상징인 그린 재킷은 회원과 비회원을 구분하기 위한 오거스타골프클럽의 전통복장이며 49년부터 우승자에게 선사해 오고 있다.

마스터스의 상금은 주최측이 대회 종반 출전선수의 수와 수익금액 등을 결산해 발표한다.

지난해 총 상금액은 3백20만달러 (약 39억원) 였고 우승자인 마크 오메라가 57만6천달러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회의 유력한 우승후보로 이미 올시즌 4승을 기록한 데이비드 듀발과 타이거 우즈를 꼽고 있다.

그러나 '마스터스의 우승자는 신만이 알고 있다' 는 말이 있듯 제3의 인물이 그린 재킷을 입을 가능성도 크다.

*** 오거스타가 달라졌다

미국 언론들은 99프로골프 시즌이 시작되자마자 "올 마스터스대회가 열릴 오거스타가 달라졌다" 고 대서특필했다.

오거스타는 지난해보다 러프를 길게 했다. 만일 티샷이 조금만 빗나가 러프에 떨어질 경우 7~10㎝로 길어진 풀속의 샷은 파온을 무조건 포기해야 할 전망이다.

주최측이 이번 대회를 위해 개조한 코스는 모두 4개홀. 파5인 2번홀과 파4인 17번홀의 티잉 그라운드를 약 25야드 뒤로 옮겼다.

또 15번홀의 페어웨이 중간지점 우측에 20그루의 나무를 심어 정확한 티샷을 하지 않을 경우 세컨드샷이 힘들게 했다. 파4인 11번홀은 그린 뒤쪽 벙커를 새로 만들고 홍수피해를 막기 위해 그린을 더욱 높였다.

따라서 조금만 샷이 짧아도 공은 물속으로 빠지는 '아멘코스' 가 늘어나게 됐다. 특히 최근 1라운드 평균 68타를 기록하고 있는 데이비드 듀발이 과연 오거스타의 빠른 그린을 어떻게 공략할 것인지가 이번 마스터스의 가장 큰 볼거리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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