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발칸]러 함대 지중해배치 지상군 투입 견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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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모스크바 = 김석환 특파원]베오그라드 방문을 마치고 모스크바로 돌아온 이고리 세르게예프 러시아 국방장관은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에서 정보수집함 1척의 지중해 파견과 6척의 작전함 투입 검토 방침을 밝혔다.

회견장은 순식간에 긴장에 싸였다.

국방장관이 처음으로 러 해군의 작전상황을 공개했기 때문이다.

물론 국방부 당국자들과 러 총리실 소식통들은 "세르게예프의 발언은 러시아군의 직접 투입 및 개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나토의 작전확대에 따른 더 큰 참사를 예방하기 위한 것" 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외교가의 군사소식통들도 "나토군에 대한 정보수집이 1차 목적인 것 같다" 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작전함 7척이 지중해에 완전 무장한 채 대기하는 것은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다.

각종 첨단무기로 장착된 러 해군의 차세대 주력함인 '표트르 대제' 호가 포함될 것이란 정보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러시아 군사소식통들은 이번 작전함 파견 의도가 나토의 지상군 파견을 견제하면서 러시아의 평화중재노력을 강화하는데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은 러시아 함대배치가 당장 군사개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토의 유고공습을 견제하려는 일종의 '무력시위' 로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은 특히 러시아의 이번 조치가 밀로셰비치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지지로 간주할 수 있다는 점에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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