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세계최강 브라질 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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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김도훈 (빗셀 고베) 의 터닝슛이 브라질 골네트를 가르는 순간 한국 축구에 새 역사가 펼쳐졌다.

곧이어 주심의 휘슬이 길게 울렸고 6만 관중은 일제히 일어나 "대한민국" 을 목청껏 외쳤다.

한국 축구가 세계 최강 브라질을 통쾌하게 꺾는 순간이었다.

한국은 28일 잠실 주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친선경기에서 브라질 국가대표팀을 1 - 0으로 꺾었다.

한국은 이날 브라질을 맞아 조금도 위축되지 않고 끝까지 접전을 펼치다 종료 직전 최성용 (빗셀 고베) 의 스루 패스를 받은 김도훈이 브라질 수비 2명을 사이에 두고 그림같은 오른발 터닝슛을 네트에 꽂아 극적 승리를 거뒀다.

전반은 범전이었다.

브라질은 추운 날씨 때문인지 패스 미스가 속출했고 미드필드에서부터 공을 가진 선수를 2~3명이 둘러싸거나 적절한 파울로 끊는 한국의 작전에 말려 이렇다할 공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브라질 공격의 핵 히바우두는 서동원의 밀착 마크에 시달리면서도 몇차례 가공할 돌파를 보여주었다.

한국은 황선홍 (오사카) 를 원톱, 유상철 (요코하마).김도근 (전남) 을 좌우 날개로 세웠으며 하석주 (고베).신홍기 (수원 삼성) 의 좌우 돌파로 찬스를 노렸으나 공격 숫자가 절대적으로 모자랐고 패스 연결도 매끄럽지 못했다.

브라질은 전반 26분 페널티 박스 왼쪽 프리킥을 주닌요가 직접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골키퍼 김병지 (울산 현대) 의 펀칭에 막혔다.

한국은 전반 24분과 30분 노정윤과 황선홍이 아크 왼쪽에서 중거리슛을 날렸으나 모두 골대를 살짝 빗나갔다.

후반들어 브라질은 아모로소가 중앙을, 카푸가 오른쪽을 부지런히 공략했으나 한국 수비진의 밀착 마크와 골키퍼 김병지의 선방에 막혔다.

한국도 서정원 (수원 삼성).하석주를 앞세운 왼쪽 돌파로 맞받아쳤고 후반 교체투입된 김도훈이 한국 축구사에 길이 남을 감동적 결승골을 얻어냈다.

한국 1 (0-0,1-0) 0 브라질

(득) 김도훈(후 45. 助 최성용)

정영재.양지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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