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발칸] 유고 인터넷 방송 보도국장의 '용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유고연방의 유일한 인터넷 방송 B92의 베란 마틱 (38) 보도국장. 그는 NATO의 공습 시작 이후 줄곧 유고의 피해상황과 유고 당국의 대응내용을 비교적 객관적으로 영어로 보도, 서방세계의 관심을 끌었다.

공습 이틀째인 25일 (현지시간)에도 B92는 "네번째 공습으로 군항인 바타티카 등지가 피해를 보았으며 러시아는 유고 원조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는 등 정확한 사실보도만 했다.

이 때문에 집권 사회당의 대변인은 "더이상 NATO의 대변인 노릇을 하지 말라" 며 역정을 내기까지 했다.

결국 유고 경찰은 이날 방송금지 조치를 내렸다.

방송 내용이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 지난 89년 유고의 첫 민간방송인 B92 설립 당시 그는 "정부의 간섭을 받지 않는 진정한 자유방송이 되겠다" 고 말해 주목받았다.

실제로 지난 8년동안 B92의 보도는 정부비판과 종족분쟁에 대해 객관성을 잃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형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