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가스 투자에 커가는 기대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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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금·원유·금속에 이어 투자자의 관심을 끄는 원자재가 있다. 금융위기 이후 가격이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는 천연가스다.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면 천연가스 값도 반등할 거란 기대감에 국내 투자자의 투자가 늘고 있다.

하반기 들어 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신한금융투자 등은 천연가스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를 잇따라 내놨다. 법인이나 프라이빗뱅킹(PB)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10억~30억원 규모의 상품들이다. 천연가스 가격과 연계한 공모 파생결합증권(DLS)도 나온다. 최근 신한금융투자가 모집한 ‘DLS 53호’엔 32억원이 몰렸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천연가스 상장지수펀드(ETF)인 UNG에 직접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도 늘고 있다.

천연가스에 돈이 몰리는 이유는 그동안 값이 워낙 많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천연가스 10월 인도분 가격은 100만BTU(열량단위)당 2.7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2002년 이후 가장 낮다. 2008년 초 고점(13달러)은 물론 연초 가격대(6달러)와 비교해도 훨씬 낮다. 신한금융투자 FICC부 김상철 자장은 “천연가스 값이 계속 떨어지면서 바닥에 가까워졌다는 인식이 생기고 있다”며 “이미 많이 오른 금과 원유보다는 천연가스를 찾는 투자자가 많다”고 전했다.

물론 값이 떨어진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천연가스 재고량은 갈수록 느는데, 산업수요는 살아날 조짐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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