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1등 따라잡기 ⑦ 박문주 - 신일고 2학년

중앙일보

입력

‘1등 따라잡기’의 7번째 주인공은 박문주(신일고 2)군. 자신의 공부비결을 처음 공개한다는 그는 지난 6월 모의고사에서 전교 1등, 전국 순위 상위 1%대를 차지한 수재다. 박군을 만나 그의 목표와 1등 비결을 들어봤다.


한달 3권 책읽기 꾸준히
수업에 집중하니 성적 쑥쑥 올랐죠

“1학기 내신 성적이 몇등인가요.” “….”
“등수엔 별로 관심 없나보네요.” “네.”
“공부 말고 다른 취미가 있나요.” “….”
“별다른 취미가 없나 보네요. 혹시 책 읽는 거 좋아하나요.” “네.”

지루하게 진행되던 인터뷰는 여행 다녀온 얘기가 나오면서 갑자기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중2때 호주를 다녀온 적 있습니다. 현지 학교 교환학생으로 3주간 다녀왔는데 그 때 교사라는 내 꿈을 정했어요.

우리와 교육 환경이 많이 달랐지만 무엇보다 학생들이 학교일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충격이었습니다. 저도 교사가 돼 학생들에게 그런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어요.”

중2때 호주 교환학생 경험…교사 꿈 키워
그에게는 확실한 목표가 있다. 서울대 사회교육학과 입학이다.사람들이 사회에서 가지는 여러 가지 관계가 모든 학문의 근본이고, 사회 공통의 가치에 반하는 지식은 가치가 없다는 것이 박군의 생각이다.과묵한 성격에 책 읽고 사색하기 좋아하는 그에게 ‘철학자가 되는게 어떠냐’고 물었더니 손사레를 친다. 그는 “학생들과 부딪치며 현장에서 일하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내신성적 등수를 모른다.알려고 한 적도 없다. 그저 전과목 1등급이 목표다. 교사를 통해 확인해본 결과 지난 1학기 내신 전교 1등이었다.

그의 공부 비결을 물었더니 “특별히 없다”는 짧은 대답만 돌아왔다. 집요한 질문 끝에 얻은 정보는 ‘수업에 집중하기’다. 주말에 다니는 수학 학원 빼고는 매일 학교에서 밤늦은 시간까지 하는 자율학습으로 모든 공부를 끝낸다. 그는“수업을 집중해서 듣고 다음에 다시 교과서를 읽으며 선생님이 말하던 장면, 즉 손짓, 입모양까지 그대로 떠올릴 수 있어야 비로소 내 것이 된다”고 말한다.

박군의 집중 노하우는 우선 수업 전에 교과서를 제외하고 주의를 흐트러뜨릴만한 것을 책상에서 깨끗이 치우는 것. 그런 후 검정·빨강·파랑·초록펜, 샤프펜슬만 올려놓는다.

수업이 시작되면 펜의 색깔에 자신만의 의미를 부여하고 교사의 설명에 따라 일정하게 교과서에 표시를 해둔다. 예를 들면 ‘다음에 꼭 다시보기’는 빨간색,‘관련 참고서 내용 찾아보기’는 초록색,‘모의고사 기출문제 내용’은 파란색, 이런 식이다.

그런 박군도 공부에 좌절을 겪었던 적이 있다. 초등학교 때 학원한번 다니지 않고 책만 읽다가 중학교에 진학하니 이미 학원에서 선행학습을 하고 온 친구들보다 성적이 한참 뒤떨어졌다.

박군은 “초등학교 때 하루에 책을 3권씩 읽었다. 책 읽는 재미에 빠져 공부는 생각도 하지 않았는데 중학교에 들어가니 친구들이 공부를 정말 잘해 놀랐다”고 회상했다.

수업 전 집중하려고 책상을 깨끗이 치워
당시 박군의 성적은 딱 중간. 그나마 수학은 전혀 선행학습이 돼 있지 않아 반꼴찌를 도맡았다. 그러나 학원 공부는 자신과 맞지 않고, 학교 공부도 요령이 없어 그냥 하던 대로 집에서 책 읽고 교과서 복습하는 식으로 공부를 해 중학교를 전교 100등의 성적으로 졸업했다.

그러다 반전이 일어났다. 고교 입학 때 치른 반배치 고사에서 전교 30위 안에 든것. “저도 그 때 왜 그렇게 성적이 잘 나왔는지 모르겠어요. 아마도 책을 워낙 많이 읽어 배경지식이 많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죠.” 전교 30위권 학생들을 방과 후에 별도 관리하는 신일고의 교육 시스템으로 그는 본격적인 공부를 시작했다. 수업에 집중하는 노하우를 키운 것도이 때부터다.

그는 “수업시간에 학원 숙제나 다른 과목 공부를 하는 학생이 많은데 그건 성적 향상에 전혀 도움되지 않는다”며 “나도 그런 적이 있었지만 수업에 집중하기 시작한 후부터 성적이 훨씬 많이 올랐다”고 털어놨다.

“어렸을 때 책을 많이 읽어야 해요. 게임은 무조건 끊어야 합니다. 저도 집에 혼자 있는 시간에 게임을 많이 했는데 게임을 끊으니 성적이 오르더군요. 그리고 여행을 많이 다니세요. 평소에 하지 못한 생각을 하게 되고 자신을 다른 각도에서 고찰하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그리고 목표를 세우세요. 공부하는 이유가 명확해야 더 잘됩니다.” 박군이 말하는 1등 노하우다.

박군을 분석해보니…
친구들과 경쟁하면 발전에 도움될 수도
박군은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꾸준히 실천하며 노력하는 스타일이다. 때로 노력한 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아도 오히려 실수를 통해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는 능동적인 자세가 그의 가장 큰 장점이다.

또 친구들과의 경쟁심을 갖지 않아 공부에 스트레스가 적다. 그러나 때로는 친구들이 어떻게 공부하는지 비교해 보는 것이 자신을 조금 더 발전시키는 자극이될 수 있다.

분석에 따르면 가끔 공부 외적인 면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있는데 실제로 이를 플룻 연주나 인터넷 카페 활동으로 풀고 있어 잘 대처해 나가고 있다고 판단된다.

< 김지혁 mytfact@joongang.co.kr >

< 사진=김경록 기자 kimkr8486@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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