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공 기업땅매입 24일까지…막판 눈치싸움 한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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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20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한국토지공사 2층 '기업토지매입 전담반' 사무실. 모 대기업 종합기획실에서 나온 2명의 직원이 자신의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을 매각하기 위해 토공 관계자들과 경쟁사 동향이나 정보를 문의하고 있다.

이 기업 관리부장 K씨 (45) 는 "회사 땅이 시중에선 쉽게 팔리지 않아 토공 문을 두드리게 됐다" 며 "구조조정을 위해 낮은 가격을 써내더라도 꼭 팔아야 하는 실정" 이라고 절박한 심정을 털어놨다.

기업체 종합기획실이나 경리부로부터 부동산 매각을 문의하는 전화가 하루 수백통씩 걸려오고 직접 상담하러 온 직원들도 매일 줄을 잇는 등 눈치작전이 치열하다.

토공이 지난 11일부터 실시하고 있는 기업 부동산 매입이 오는 24일로 끝나 마지막 기회를 잡기 위해서다.

특히 토공의 이번 부동산 매입은 대금 전액을 일시불로 지급하는 좋은 조건이지만 총 매입금액은 5천억원으로 한정돼 있어 치열한 입찰경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매각 전담팀을 구성해 적정 입찰가격을 분석하는가 하면, 어느 정도 가격을 써내야 팔릴 수 있는지 점술가에게 물어보는 기업도 있다고 한다.

문의하는 기업도 자금난을 겪는 중소업체는 물론 빅딜 등으로 구조조정 과정에 있는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회사 보유 부동산 매각을 적극 타진하고 있다.

이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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