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교실폭력 묘사 학교드라마 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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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학교생활을 그린 국영방송의 TV드라마가 학교폭력을 조장한다는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18일자 케이프 타운 일간지 '케이프 아루구스' 에 따르면, 학교폭력.갱단.마약복용 등을 묘사한 SABC TV의 교실 드라마 '이조 이조' (Yizo Yizo.바로 그거야)가 지난 2월 시작한 이후 교실이 불타고 교사들이 공격을 받는 등 학교폭력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것.

이 연속극은 백인교육에만 치중한 아파르트헤이트 (흑백분리) 통치시대의 영향으로 여러 면에서 열악한 상태의 흑인학교들을 생생히 묘사하려는 시도로 만들어진 것.

SABC측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학교들에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반영한 것" 이라며 "교육적인 내용" 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주 케이프 타운 인근의 한 흑인마을에서 이 드라마에 자극받은 학생들이 방화한 것으로 보이는 교실화재 사건이 일어났다고 케이프 아루구스지는 전했다.

이 화재로 한 교실이 불에 탔으며, 또 다른 교실에선 누군가 불을 지르려고 책상.걸상을 한쪽에 높이 쌓아둔 것이 발견됐다. 그런데 칠판에 'Yizo Yizo' 란 글이 쓰여있었다.

이번주 또 다른 흑인마을에선 학생들이 연속극에서 나오는 슬로건을 외쳐대며 교사들과 경찰들에 돌맹이를 던지고 4대의 자동차를 파손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요즘 우리 방송사들도 KBS 미니시리즈 '학교' , EBS 청소년드라마 '네 꿈을 펼쳐라' 등 학교현실을 묘사하는 드라마를 방영하고 있는 상황. 타산지석의 사례로 제작에 참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케이프 타운AFP =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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