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경기 방어주로 표적 이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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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이달 들어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주춤해지면서 증시를 주도하던 정보기술(IT)·자동차주의 상승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

지난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4000억원이 넘는 순매도를 기록했다. 지난달에는 하루 평균 2500억원가량 사들였던 것을 감안하면 매수 열기가 한 풀 꺾이는 모양새다. 특히 집중적으로 사들이던 IT·자동차를 내놓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주 외국인의 순매도 상위 종목은 현대모비스(-4689억원), LG디스플레이(-2078억원), 삼성전자(-2035억원), 현대차(-1001억원) 등으로 IT·자동차 관련주에 집중됐다. 매도세가 이어진 사흘간 현대차(-5.70%), 삼성전자(-4.01%) 등 주도주의 주가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외국인은 대신 통신·음식료·의약 등 경기에 덜 민감한 종목들은 사들였다. KT(807억원), 신세계(570억원), NHN(495억원) 등이 지난주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 올랐다.

신영증권 이경수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주춤하자 신흥시장에서도 일단 관망세로 들어간 것”이라면서 “이 과정에서 많이 오른 경기민감주에서 경기방어주로, 대형주에서 중형주로 시선을 옮겨 가는 모습도 관측된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외국인의 매수 추세 자체는 꺾이지 않았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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