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원호 시조 전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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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간밤의 우던 여흘 슬피 우러 지내여다

이제야 생각하니 님이 우러 보내도다

저 물이 거스러 흐르고저 나도 우려 녜리라

- 원호 (元昊) 시조 전문

문종.단종.세조 시대의 빼어난 문신 (文臣) 인데 세조의 피투성이 정권에 따를 수 없었다.

김시습등과 생육신으로 알려졌다.

자 (字) 나 여러 개의 호 (號) 는 남아 있고 뒷날 사후의 시호도 있는데 정작 그의 생.몰년은 알 수 없다.

여기 시조 하나는 아마도 영월 추운 물 건너에 유폐된 생전의 어린 단종을 떠올려 간밤 여울 물소리에 임금의 슬픔을 얹고 그 자신의 슬픔까지 더하고 있다.

충 (忠) 이란 정치적 정조 (貞操) 인가.

고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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