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동양제과 판매왕 노진우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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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과자는 다른 제품과 달라서 소비자들 눈에 띄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이점에 착안해 매장진열을 집중 관리한 게 성과를 거둔 것 같아요. " 동양제과 충청 특수영업팀에서 근무하는 노진우 (盧振羽.32) 대리는 '과자 판매왕' 으로 불린다.

지난 한햇동안 쵸코파이.치토스.포카칩 등 과자류만 26억원어치를 팔아 얼마전 영업사원 1천명이 참가한 영업전진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다.

매출 규모로 따지면 웬만한 중소기업 수준이며 2백원짜리 쵸코파이로 치면 무려 1천3백만개를 판 셈. 지난 한햇동안 그가 받은 성과급만 1천2백만원에 달한다. 동기들보다 연봉이 30~40% 가량 높아졌으나 이런 결과가 거저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입사 후 물류.영업지원팀 등 본사의 관리부서에만 근무해 온 그가 영업 일선에 나서게 된 것은 지난 97년 2월. 대전지역의 백화점.할인점 등 대형 매장과 슈퍼마켓 등이 포함된 50여곳을 거래처로 넘겨 받았으나 연간 매출규모는 현재의 절반 수준을 조금 넘는 15억원에 불과했다.

"자나깨나 골몰하던 끝에 '과자는 별다른 게 없으면 눈에 띄는 먹음직한 것을 고른다' 는 소비자들의 행태를 파악하게 됐지요. " 盧대리는 여기에 생각이 미치자 매출에 영향력을 줄 수 있는 대형매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코아 (Core)' 전략을 택했다.

쵸코파이.포카칩.치토스 등 회전력이 좋은 주력 상품을 진열대에 집중적으로 깔아 놓으며 경쟁업체를 따라 붙었다.

매장의 구매담당 직원을 상대로 미팅을 알선해주는 등 '인간적인' 공세도 병행했다. 매장을 넘겨 받은지 1년 정도가 지난 지난해 초부터 동양의 제품이 경쟁업체를 추월하기 시작, 50곳 중 30~40곳에서 동양이 매출 1위 업체로 올라섰다.

이들 매장의 진열대에서 손쉽게 발견할 수 있는 '이 과자엔 칼슘.DHA 등 영양소가 들어 있습니다' 라고 쓴 종이팻말도 盧대리가 창안해 낸 아이디어. "제품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하나라도 더 소비자에게 알려 그 제품을 인식시키는 전략이 먹혀든 것 같습니다. "

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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