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사라진 성남하키구장…프로축구 유치위해 공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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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또 한번 뼈저리게 느낍니다. " 한국 하키의 메카 성남 하키전용경기장의 인조잔디가 사라졌다. 세계 정상을 향한 하키인의 꿈도 요란한 포클레인 굉음에 묻혔다. 성남시는 일요일인 지난 14일 기습적으로 인조잔디 제거 공사를 강행했다.

성남종합운동장은 국제경기를 치를 수 있는 국내 유일의 하키 전용구장. 86년 아시안게임과 88년 서울올림픽을 치른 역사적인 장소지만 성남시는 천연 잔디구장을 조성해 시민의 생활체육공간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물론 프로축구단을 유치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당장 올 6월로 예정된 한국통신컵 국제여자하키대회가 무산될 지경에 빠졌다. 또 내년 시드니올림픽 금메달을 노리는 하키 국가대표선수들도 마땅히 연습할 장소가 없다.

한국하키는 여자가 아시안게임 4연패의 위업을 이뤘고 남자는 86년과 94년에 금메달, 방콕아시안게임에서는 은메달을 따낸 효자종목이다.

성남 =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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