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부채율 77%P감소… 재평가 차액빼면 97년수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상장기업들의 부채비율은 1년전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증권거래소가 금융업을 제외한 12월 결산법인 4백40개사를 대상으로 결산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12월말 현재 이들 기업의 평균 부채비율은 2백53.4%로 지난 97년말의 3백30.3%에 비해 76.9%포인트가 줄었다.

그러나 29조9천9백억원에 달하는 자산재평가 차액을 제외하고 계산할 경우 평균 부채비율은 3백27.9%로 1년전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이는 지난해 기업들이 실질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자금을 마련해 빚을 갚기보다 토지나 건물에 대한 자산재평가를 통해 표면적인 부채비율을 줄였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올해말까지 부채비율을 2백% 이내로 줄이도록 하면서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고 있는 64대 그룹은 자산재평가를 인정할 수 없다는 방침이어서 앞으로 부채비율 축소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특히 10대 그룹의 경우 평균 부채비율은 3백8. 8%로 전체 상장사 평균에 비해 50%포인트 정도 높은 수준이지만 자산재평가를 제외할 경우는 4백49.8%로 전체 평균에 비해 1백%포인트나 높은 것으로 계산됐다.

그룹별로는 롯데그룹 (1백40%) 이 유일하게 부채비율을 2백% 아래로 떨어뜨렸으며 삼성 (2백14%).SK (2백25.1%).한화 (2백75.4%) 등도 부채비율이 2백%대로 낮았다.

반면 항공사를 보유하고 있는 한진 (5백13.5%).금호 (4백18.4%) 는 부채비율이 가장 높았다.

또 자산재평가를 제외할 경우 한진 (1천1백52.9%).한화 (8백68.4%).쌍용 (7백47.4%) 등의 부채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계산됐다.

10대 그룹 가운데 대우 (12조6천2백억원).쌍용 (6천4백억원) 등의 부채총액이 1년전에 비해 큰 폭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삼성 ( - 6조1천6백억원).LG ( - 3조8천2백억원) 등은 부채총액을 크게 줄였다.

한편 상장사 가운데 부채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미래산업 (4.5%) 이었으며 다음은 케이씨텍 (12.4%).신도리코 (14.7%) 등의 순이었다.

주정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