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바다 물결은
예부터 높다
그렇지만 우리 청년들은
두려움보다 용기가 앞섰다
산불이
어린 사슴을 거친 들로 내몰은 게다
대마도를 지나면
한 가락 수평선 밖엔 티끌 한 점 안보인다
이곳에 태평양 바다 거센 물결과
남진해온 대륙의 북풍이 마주친다
- 임화 (林和.1908~1953) '현해탄' 중
식민지 카프의 맹주였던 시인은 그 역시 하얀 손의 탄식과 함께 불우한 미남이었다.
단편서사시를 개척함으로써 정지용의 절구(絶句)건너에 그가 있었다.
현해탄은 조선과 일본 사이의 숙명이었다.
이 바다는 조선의 인텔리에게 사치스러운 우수 (憂愁) 였다.
끝내 6.25 직후 그는 평양에서 처형되고 말았다.
무슨 촛불이기에 그다지 비극 투성이인가.
그의 부인 지하련 (池河蓮) 의 이름도 생각난다.
고은 <시인>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