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씨의 내가 미국이 싫은 5가지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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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 아이디어 도용 …표절의 천재들

"내가 미국에서 냈던 연구과제가 내 이름이 아닌 나의 연구실 책임자 이름으로 출판됐다. 심지어 내가 낸 아이디어로 토론을 거듭하다 어느새 자신의 아이디어인 양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들은 남의 아이디어를 끄집어내 자기 것으로 만드는 데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다. 특히 어리숙해 보이는 뜨내기 외국인에게는 더 그렇다. "

◇ 소수인종 무시…'인권委 따윈 잊어라'

"내가 근무하던 생의학연구소에서 연구원 노라 (미국인)가 아미르 (파키스탄인) 를 모욕했다. 아미르가 쓰는 물건을 손에서 빼앗으며 "너는 쓸 자격이 없다" 고 한 것. 아미르는 너무 분해 인권위원회에 고발하겠다고 하자 실험실 책임자 하키 사 (인도인) 는 "그러면 해고다" 라고 했다.

"이 나라에 오래 살고 싶으면 소수 인종 인권위원회 같은 것은 잊고 살라" 는 그의 말은 충격적이었다. "

◇ 치안부재¨ 영화인지 현실인지

"연구소 뜰에서 점심을 먹고 있는데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일이 현실속에서 벌어졌다. 갑자기 고함소리가 들리더니 주위 사람들이 모두 땅바닥에 일사불란하게 엎드린다. 건너편에서 범인이 총을 들고 도주하고 경찰이 총을 들고 뒤쫓는 일이 발생한 것. 미국은 절대 치안이 튼튼하지 않다.

잠시도 목숨에 대한 위협을 떨칠 수가 없는 곳이 미국이다. "

◇ 역사실종…'어두운 과거' 숨기기 급급

"인디언 학살, 흑인 착취 등의 사실은 미국의 역사 교과서에 거의 나오지 않는다. 최근 소수 민족의 역사를 조금 다룬 역사가의 저서가 역사 교과서의 물망에 올랐으나 '미국 역사의 어두운 면을 부각시킬 위험이 있다' 며 철회됐다. 역사를 모르는 대다수의 미국인들은 지금도 50~1백년 먼저 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했다는 이유로 현재 미국에 정착하려는 이민자들을 경멸한다. "

◇ 경적 공해… 한국보다 더 조급증

"미국에서는 '차를 타고가다 신호가 바뀌었는데 앞차가 안간다고 경적을 울리면 안된다' 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런데 클리블랜드의 한 신호등에서였다.

멈춰 있다 신호가 바뀐지 3초가 안됐을 때다. 뒤차로부터 '깨 - 엑' 하는 경적소리가 날아왔다. 한국사람이 운전하나 싶어 뒤를 돌아보니 미국인이었다.

뉴욕이나 시카고 같은 대도시에서는 경적이 훨씬 많이 날아온다. "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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