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기업대표가 본 경제]'경기 올 2분기 바닥'-38%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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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주요 기업인들이 보는 우리 경기에 대한 시각은 어떨까. 바닥은 언제쯤이며, 과연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기로 접어드는 것은 언제가 될까. 또 우리 경제가 당면한 최대 과제는 무엇이며 최고 경영자들은 올 경영전략의 최대 주안점을 어디에 두고 있을까.

한국능률협회가 발행하는 경제전문지 '월간 현대경영' 이 지난달 8일부터 24일까지 1백대 기업 대표이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경기 저점 (低點) 은 올 2분기가 될 것' 이란 응답이 가장 많았다.

또 경기가 본격 회복되는 시점은 분기별로 분산돼 있긴 하지만 '연내' 란 응답이 과반수를 차지했다.

올해 우리 경제가 안고있는 최대 불안요인으로는 '노사문제 불안' 을 들었다.

◇ 경기 바닥은 언제 = '올 2분기' 란 응답이 응답자의 37.5%로 가장 많았다.

이같은 기업 최고경영자들의 반응은 '우리 경제는 지난해말 바닥을 통과했으며 이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는 정부 일각의 진단과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보여준다.

정부가 주장하는 것처럼 지난해 4분기가 바닥이었다는 응답자는 17%에 그쳤으며, 올 1분기가 경기 저점이 될 것이란 반응도 비슷한 비중을 차지했다.

오는 3분기 또는 4분기나 돼야 경기가 바닥을 칠 것이란 응답도 각각 14.6%, 9.7%로 나타났다.

◇ 언제부터 본격적으로 회복될까 =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 (46.3%)가 '2000년 이후가 될 것' 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올해 4분기부터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응답도 29.2%나 됐고 이밖에도 ▶3분기 19.6% ▶2분기 4.9% 등으로 나타났다.

다소 시기의 차이는 있지만 올해안에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란 응답이 과반수를 차지하는 셈이다.

지난해 10월 경총이 국내 1백대 기업 최고경영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99년중 경기가 회복될 것' 이란 응답자가 24%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경기의 빠른 회복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 경기회복의 선결과제 = 압도적 과반수인 63.4%가 '기업 구조조정과 경쟁력 강화' 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고, 4명중 1명꼴 (24.4%) 은 '정부의 일관성있는 경제정책' 을 주문했다.

이어 '금융권과 대기업의 빅딜 완료' , 그리고 '정부 및 공공부문의 구조조정' 등의 응답이 뒤를 이었다.

분야는 달라도 한결같이 구조조정의 마무리를 최우선 과제로 꼽은 것이다.

올 경제운용 정책의 최대 불안요인을 묻는 질문에서 단연 '노사관계 안정' (43.9%) 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높은 실업률' (36.6%) .

◇ 올 경영의 역점과제 = 기업 최고경영자 가운데 과반수 (53.6%)가 올해 가장 심혈을 기울여 추진할 경영전략 (복수응답) 으로 '사업 구조조정과 경쟁력 강화' 를 꼽았다.

이는 경기회복의 선결과제와도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기업인들이 실업 문제를 불안하게 여기면서도 구조조정의 고삐를 늦추지는 않을 생각임을 보여주고 있다.

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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