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자랑스런 졸업생' 초청 오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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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청와대는 매년 이맘때면 대학졸업생들을 초청한다.

대통령이 오찬을 함께 하며 이들을 치하.격려하는 자리다.

예년엔 각 대학의 수석졸업생들이 초청됐다.

그런데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은 11일 색다른 졸업생들을 초청했다.

행사이름도 '자랑스런 졸업생 초청' . 이날 청와대엔 2백6명의 자랑스런 졸업생이 초청됐다.

그중엔 최고령 졸업자인 78세의 장선희 (방송통신대 유아교육과) 씨를 비롯, 만학도 87명이 왔다.

그런가 하면 시각장애인 최대환 (崔大煥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씨는 자신의 인도견인 '웅대' 와 함께 청와대를 찾았다.

崔씨는 웅대의 도움으로 하루의 결석도 없이 학과 3등으로 졸업했다.

崔씨와 비슷한 처지의 장애인 51명도 오찬을 함께 했다.

졸업도 하기 전인 지난 1월 벤처기업을 창업한 강수현 (서강대 경영학과) 씨와 안국찬 (충북대 반도체과학과) 씨도 사장자격으로 오찬에 나왔다.

이밖에 부모없이 독학으로 대학을 마친 18명의 졸업생도 끼어 있었다.

金대통령은 행사가 시작되자 이들과 일일이 악수를 했다.

특히 휠체어를 타고온 장애인 5명을 먼저 찾아가 악수하며 격려했다.

金대통령은 "진심으로 축하한다" 라는 말을 되풀이 하며 자신의 93년 영국 케임브리지대 체류시절 바로 밑층에 살았던 천체문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의 얘기를 했다.

장애인이었지만 낙관적이며 유머러스한 기질이 성공비결이라고 지적했다.

金대통령은 그러면서 "앞으로 참 살기 힘든 세상이 됐다" 며 "평생 공부를 해야 한다. 그것이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의 태도여야 한다" 고 강조했다.

이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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