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호봉제 없애…내년 전계열사 시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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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LG그룹은 내년부터 근무연수에 따른 호봉제를 전면 폐지키로 했다.

또 급여체계를 기본연봉과 성과급, 특별 인센티브 등으로 단순화하되 업적에 따라 차등지급되는 성과급의 비중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이와 함께 9급사원에서 1급부장까지 아홉단계인 직급체계를 4단계로 대폭 축소하고 새 직급 호칭은 어시스턴트.주니어.시니어.리더 등으로 각 계열사가 상황에 맞게 자율적으로 부여토록 했다.

LG그룹은 10일 실적과 능력에 따른 성과주의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연봉제 폐지를 골자로 하는 신급여제도를 확정, 2000년부터 전 계열사에서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LG구조조정본부 김영기 (金榮基) 상무는 "이 제도는 연공서열 중심의 기존 체계를 업무.역할 중심으로 단순화 시킨 것이 골자" 라며 "업적과 역할에 대한 차등적 보상을 통해 개인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런 제도를 도입했다" 고 밝혔다.

지금은 진급을 못해도 호봉 승급으로 급여는 일정 수준 올라갔지만 호봉제가 폐지되면 급여도 그 수준에서 머물게 된다.

LG는 또 직급체계도 획기적으로 개편, ▶정형화된 업무를 처리기준 및 절차에 따라 반복처리하는 역할은 '어시스턴트' ▶비정형화된 업무를 자기책임하에 독자적으로 처리하는 역할은 '주니어' ▶소규모의 공식 조직을 관리하거나 보조하는 사람은 '시니어' ▶일정 규모 이상의 공식 조직을 책임관리하는 부서장은 '리더' 로 부르기로 했다.

특히 새로운 제도의 성패가 달려있는 공정 평가를 위해 ▶평가자가 평가를 받는 직원과 함께 목표를 설정하고 ▶상급자 뿐 아니라 동료.부하직원의 평가를 받은 다면평가를 실시하고 ▶평가결과를 통보하는 등의 방식을 도입키로 했다.

최근 능력급 제도가 확산되고 있지만 아예 호봉제 자체를 없앤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재계에 상당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동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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