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철희 전농협회장 '돈 안쓰면 회장되기 힘들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농협중앙회 회장과 조합장을 선거로 뽑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습니다.

선거때의 과열 분위기와 후유증이 농협 발전에 큰 장애가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감사원 감사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난달 28일 사임한 원철희 (元喆喜.60) 전농협중앙회 회장은 2일 중앙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자신은 한푼도 안썼다고 주장하면서 "그러나 돈 안쓰면 당선이 어렵다고 일선 조합장들이 건의할 만큼 농협회장 및 조합장 선거때 돈선거 얘기가 나오는 게 현실" 이라고 탄식했다.

- 농협 신용사업에 문제가 많은 것으로 지적되는데.

"농협회장은 은행장과 다르다. 신용사업은 94년말 법개정으로 부회장의 전결사항이다. 한보사건때도 수백억원 물렸지만 나는 정태수 (鄭泰守) 씨를 만난 적도 없다. "

- 그래도 지휘감독 책임은 있는 것 아닌가.

"도의적 책임을 느낀다. "

- 농.수.축.임협 통합 논의는 어떻게 생각하나.

"은행사업은 제대로 될지 모르지만 농민의 권익 보호는 더 이상 생각하기 어렵게 된다. 차라리 적자인 축협과 수협을 퇴출시키고 흑자인 농협으로 축협과 수협 업무를 흡수하는 방안이 바람직한 것으로 생각한다. "

- 경제사업도 수익성이 낮지 않은가.

"유통구조가 왜곡돼 있어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손해를 보는 현 농산물 유통 문제는 어떤 정부도 하루 아침에 고치기 어려울 것이다. "

김진원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