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주재 북한 참사관 실종…부인·아들과 함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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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방콕 = 외신종합]태국 주재 북한 대사관의 과학기술참사관 부부와 아들이 지난 19일부터 실종상태인 것으로 24일 밝혀졌다.

현지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실종된 북한대사관 직원은 홍순경 (洪淳京.60) 과학기술 참사관이며 부인 표영희와 아들 홍원명 (20) 도 함께 자취를 감춘 것으로 알려졌다.

洪은 지난 93~96년 통상담당을 맡을 당시 북한이 태국으로부터 쌀을 외상 구입하는 과정에서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이에 대한 처벌이 두려워 가족과 잠적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이 소식통은 "북한의 요청으로 태국 경찰이 洪을 수배하도록 외무부에 협조를 요청했다" 며 북한이 洪의 정치적 망명을 저지하기 위해 횡령혐의를 씌웠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태국의 키티 와시농 외교부 부대변인은 24일 "어제 북한의 요청에 따라 洪의 외교관 지위를 박탈했다" 며 북한참사관의 실종사실을 처음 밝혔었다.

그는 "북한이 洪의 송환을 요청했다" 며 "정치적 망명을 허용할 방침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절대로 그들이 태국에 체류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 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의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현재 洪과 직접 접촉한 사실이 없으며 태국주재 한국대사관에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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