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년간 장학사업 펼쳐온 민관식 중산장학회 이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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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천하의 영재를 얻어 가르치니 이것이 군자의 세번째 즐거움이다 (得天下英才而敎育之三樂也) ." (맹자의 '君子三樂' 中) 소강 (小崗) 민관식 (閔寬植.81.전 국회부의장) 중산 (重山) 장학회 이사장이 43년간 장학사업을 펼쳐온 것도 '천하의 영재' 를 격려하는 기쁨 때문이었다.

閔이사장은 젊은이들이 자부심을 갖고 학업에 열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사회지도층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한다.

"경성제일고보 (경기중) 시절엔 말썽을 부리다가 낙제도 했지. 내 인생의 위기였어요. 그런데 일본 교토 (京都) 대에 들어간 뒤 장학금을 받게 됐는데, 돈보다 그런 긍지와 책임감이 사람을 바꿔놓더라 이거야. " 수석졸업까지 하게 된 그의 변신에 충격을 받은 맏형 완식씨는 '우리 형제도 나중에 꼭 장학회를 만들자' 고 결의했다.

하지만 완식씨는 47년 사회혼란 시절 암살됐고 가족들은 57년 4월 맏형의 유지를 받들어 그의 아호를 딴 재단법인을 설립했다.

지금까지 중산장학회의 도움을 받은 사람은 총 5백여명. 판사.의사.교수.기업인 등 사회 곳곳에서 중추적 역할을 해내고 있다.

탤런트 윤여정씨도 60년도 장학생 (이화여고) . "87년인가, 시니어 장학생들이 '중우회' 라는 모임을 만들더니 자신들이 모았다며 장학금으로 써달라고 가져왔습니다. 정말 눈물이 핑 돌 정도로 감격했어요. "

자신이 받은 혜택이 점점 새로운 씨앗을 뿌려나가는데 가장 보람을 느끼고있다는 閔이사장. 그는 26일 오전 11시 민주평통 사무실에서 고등학생 60명에게 43번째 장학금을 전달하며 다시 한번 '군자의 즐거움' 을 느낄 예정이다.

정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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