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트비·생활비 모자라 허덕…귀중품까지 내다 판다

중앙일보

입력

미주중앙미국 레이크 포리스트에 거주하는 한인 김모(30)씨는 최근 금은방을 들러 할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시계들을 내다 팔았다.

현재 무직인 남편과 같이사는 김씨는 이렇게 마련한 돈으로 가까스로 이번 달 밀린 아파트 렌트비를 막을 수 있었다.

두 자녀를 두고있는 박모씨(32·여·애너하임)도 얼마전 결혼 반지를 200달러에 팔았다.

아이들의 기저귀 구입과 간식비 마련을 위해서다.

최근 불황으로 인해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생활비 마련을 위해 사용하던 물건들을 내다파는 이른바 ‘생계형 매매’가 OC 지역에서 늘고 있다.

매매되는 물건들은 시계나 보석 같이 현금화가 신속한 귀금속류가 대부분.

물건을 갖고 오는 손님들의 거주지도 애너하임, 라구나 힐스는 물론 부촌으로 알려진 뉴포트 비치, 라구나 비치등 다양하다.

어바인에서 중고 귀금속점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지난 몇 주 동안 구하기 힘든 컬렉터블 아이템의 재고가 3배나 늘었다”며 “현재 평소에는 취급하지 않던 9250달러짜리 콩코드 시계, 45000달러짜리 5캐럿 다이아몬드 반지, 7500달러짜리 로렉스 투톤 시계 등을 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봄까지만 하더라도 시계줄 교환 또는 수리를 원하는 손님이 약 90퍼센트를 차지했는데 이젠 현금을 위해 팔려는 손님이 대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라구나 힐스에서 귀금속점을 운영하는 최모씨도 “예전엔 보석을 판다는 광고를 냈지만 이젠 금과 다이아몬드를 산다는 광고만 내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최씨는 그러나 “매도할때는 구입가의 30퍼센트정도 밖에 못 받지만 재구입시에는 제값을 다줘야하는 만큼 매매를 신중하게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주중앙 : 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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