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의사 '가장 고귀한 인술'…환자 3명에 장기기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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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뇌사상태에 빠진 의사가 이승에서 못다 이룬 인술의 꿈을 장기기증으로 승화시켰다.

9일 환자 3명에게 췌장.신장.간을 기증해 새 생명을 주고 숨진 연세대의대 세브란스병원 내과의 임상순 (任祥淳.28) 씨가 주인공. 任씨는 4일 오전 5시30분쯤 입원환자를 돌보기 위해 택시를 타고 병원으로 가던 중 트럭과 정면 충돌, 중상을 입고 뇌사상태에 빠졌다.

어머니 진창덕 (陳昌德.61) 씨가 닷새동안 밤새워 기도했으나 끝내 깨어나지 못했고 8일 任씨의 의대 교수들로 구성된 뇌사판정위원회에서 뇌사판정을 받았다.

陳씨는 9일 "아들은 생의 마지막 순간에도 병든 환자를 살리고 싶었을 것" 이라며 장기기증 의사를 밝혔다.

주위에서는 "좀더 기다리며 생각해보자" 고 말렸으나 陳씨의 뜻은 확고했다.

이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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