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구민 1만1천가구, 쌀 416가마 불우이웃에 전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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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저소득층이 밀집해 있는 서울 강북구 주민들이 생활이 더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무려 3만3천㎏의 쌀을 모아 세밑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이 쌀모으기에는 강북주민 12만여가구 중 10%인 1만1천3백여가구가 참가, 흔치않은 '도시속 이웃사랑' 의 모범이 되고 있다.

강북구는 지난 1~8일 구청과 17개 동사무소별로 '사랑의 쌀모으기 운동' 을 벌인 결과 쌀 3만3천2백80㎏을 모았다.

80㎏들이 가마로 치면 4백16가마, 돈으로 계산하면 7천5백만원 상당의 엄청난 양이다.

당초 구는 구청 및 동사무소 직원 1천여명이 1인당 쌀3㎏씩을 모아 어려운 주민들을 돕기로 했었다.

하지만 이 소식을 들은 구청 환경미화원 2백70명이 동참했고 동사무소에서 쌀모으기를 본 민원인들을 통해 주민들 사이로 확산됐다.

이에 구청은 아예 3㎏들이 비닐봉투를 만들어 주민들에게 나눠주었고 쌀은 지난 2일 하루에만 5천6백㎏이 모이기도 했다.

구청광장에 마련한 가로 2.5m.세로 2.5m.높이 0.9m의 수집함에 수북이 쌓인 쌀은 보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더구나 강북구 관내에서도 가장 어려운 이들이 많이 사는 번3동 임대아파트 주민들이 3천5백㎏의 쌀을 모아 17개동 중에서도 가장 많은 쌀을 모아 가슴을 뭉클하게 하기도 했다.

또 구가 실시하는 무료 에어로빅 강좌에 참가했던 주부 3천4백명도 "강좌를 공짜로 받았으니 값을 하겠다" 며 쌀 수집과 동사무소에 모인 쌀을 구청으로 실어나르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구는 주민들의 사랑으로 모은 이 쌀을 9일까지 관내 실직가정.결식학생.모자가정.장애인가정 등 생활이 어려운 1천6백64가구에 20㎏씩 전달할 계획이다.

8일 쌀을 전해받는 지옥순 (73.번3동) 할머니는 "주민들의 정성이 한줌 한줌 모였다고 생각하니 먹지않고 바라보기만 해도 좋겠다" 며 고마워했다.

문경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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