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교재복사 잘못 알지만 비싼 책값 때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6일자 1면에 실린 '불법복사가 出版 죽인다' 라는 기사를 읽고 학생의 입장에서 얘기하고 싶다.

물론 학생들이 불법복사본을 교재로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그렇지만 그 많은 학생들이 왜 복사본을 선택하고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한다.

단지 값이 싸다는 이유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교수가 정해준 교재를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데 한 학기 교재비로 수십만원대가 드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교재를 살펴보면 컬러화보가 실린 것도 아니면서 가격이 다른 책의 두세배가 된다.

학생들은 IMF를 맞아 등록금.차비 걱정으로 한푼이 아쉽다.

부풀려진 책값에 대해 한번쯤은 생각해 보았는지 출판업계에 묻고 싶다.

해가 바뀌어도 내용은 수정된 것 없이 책값만 오르고, 출판 연도가 지난 책을 가격표만 다시 붙여서 오른 가격에 파는 것도 문제다.

문제집의 답이 틀려도 매년 틀린 답을 똑같이 출판해 내기도 한다.

아무리 많은 책을 구입해도 할인되지 않고, 학교에서 단체로 책을 구입하는 것조차 출판법상 중간상을 거치지 않고 소매인이 책을 구입하는 것이라는 이유로 불법이라고 한다.

출판업계의 요구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학생들이 납득할 수 있을 만한 설명과 대안을 제시해 주었으면 한다.

임성은 <대학생.서울강서구화곡7동>

ADVERTISEMENT
ADVERTISEMENT